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슬로베니아 확진자가 6명이 되었다 ㅠㅠ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첫 확진자는 오토바이로 모로코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 그룹은 슬로베니아인이 16명 크로아티아인이 3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2월 29일 비행기를 타고 베니스로 와서 트랜스퍼 업체 밴을 이용해 류블라냐로 들어왔다.

60세정도 남자. 3월 5일 확진 판정을 받아 슬로베니아 첫번째 확진자가 되었다.

 

그 여행상품을 이용한 사람 중 현재 3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른 두명은 이태리를 여행한 남녀,

또 한명은 북동쪽 지역의 젊은 남자다.

모두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고, 상태는 양호 하다.

 

슬로베니아는 어제 저녁까지 433명 테스트를 했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슬로베니아 전체 인구는 200만명 정도이다)

몇 사람들은 정부에서 검사를 너무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평도 있다.

 

슬로베니아는 대부분의 행사를 취소했고  곧 휴교령도 내려질 것 같다.

관광 수입이 많은 이곳은 이미 여행업과 호텔, 요식업등 많은 타격을 받고 있고 (아시아인들이 관광을 전혀 못 오고 있으니...), 물류와 소매업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2년 전쯤 가끔 코코를 집에서 이발시키면서 털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하려고 찾아봤는데, 여기서는 마스크가 진열되어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여기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정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는 사람? 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후 가끔 몇 장씩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유럽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지 않았을 때, 슬로베니아에서 중국에 120만장의 마스크를 보낸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말이 많다. 앞으로 점점 더 욕을 하겠지...

 

한국 친구가 저번 주말에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5군데 약국을 돌았는데 한장도 못구했단다... 수요가 별로 없으니 시중에 나와있는 것도 별로 없고 또, 발 빠른 사람들이 이미 구매해 간 모양이다. 여기도 이제 마스크 전쟁이 나는건 아닌지...

 

엊그제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별로 심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는 친구 사무실 직원도 며칠 뒤 베니스 공항 거쳐서 휴가 다녀 온다고 하더란다... 다녀와서 2주 격리 좀 하지 뭐. 이러면서...

오늘 뉴스 보고 생각이 좀 바뀌려나???

 

유럽에서의 재채기에 대해 얘기해 보면,,,

여기 사람들은 재채기를 거의 안 한다. 옛날 옛날에 흑사병이 유럽을 쓸고 간 이후의 생활 수칙 이랄까?

흑사병의 전염으로 유럽 인구의 1/3이 죽었다고 한다. 그때 흑사병의 진단키트는 재채기 였다. 누군가가 재채기를 하면 그 가족까지 모두 갖다 버렸다. 그래서 그 이후 사람들은 재채기를 안 한다. 

 

사실은 재채기를 한다. ^^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다는 데 어찌 사람이 재채기를 안 하겠는가...

그러나 이 사람들의 재채기는,,, 소리도 나지 않고 입을 다물고 한다.
큭!! 또는 읍!!! 이 정도?

여기선 재채기를 소리 내서 하면 다들 피하고 엄청 싫어하고 비 문명적 사람처럼 본다.

 

이런 재채기는 처음에 쉽지 않다. 그러나 이젠 나도 어쩌다 한 번씩 큭!! 읍!! 이런 소리를 낸다. ㅎㅎㅎ
연습의 산물이다.^^

대부분은 재채기 나올 때 쯤 손으로 코를 잡아버린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요 방법이  좋은 것 같다.

 

밖에서 문명인의 큭!! 읍!! 재채기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에이~~~취!!! 
아, 살 것 같다, 시~원하다.
재채기는 이렇게 해야 맛인디...

 

제발 슬로베니아야, 이 시점에서 마무리 하자... 
잘 해낼 수 있지?

 

3월 6일 헤드라인 뉴스

현재 3월 2일. 옆 동네 이태리 북부에선 코로나 때문에 난리가 난지 좀 된다.
그 사실을 알고 좀 긴장하긴 했다. 여기 사람들은 그냥 주말에 마실 가듯 이태리를 드나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가까우냐면...

슬로베니아 이사온지 얼마 안돼서 고속도로를 잘못탔더니 이태리 국경이 나오더라...
(이태리와 슬로베니아는 EU면서 쉥겐 조약이 맺어져 비상시 외는 따로 국경 컨트롤은 안 한다. 단지 간판만 있다. 여기 까지가 슬로베니아고 여기서부터 이태리 이런 표지판). 국경 넘어간 김에 봉골레 파스타를 먹고 돌아왔다.
밥먹으러 이태리를 다녀온 셈이다. 왠지 있어 보인다. ^^

 

포스토이나부터 서쪽 지역-피란, 이졸라, 코토르 등 사람들은 장보러 이태리를 다닌다. 그렇게 마실을 다니는 사이라 이태리 코로나 뉴스를 봤을 때 머지 않아 여기도 난리 나겠다 싶었는데,,,

정말 다행히 아직 확진자가 없다. 어제 저녁 뉴스에 보면 현재 201명 검사 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201명이 우스워보일지 모르지만 슬로베니아 총 인구가 200만 정도니까 그리 낮은 수치는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 사이 코로나 두려움은 좀 있는 듯 하다.

남편이 큰 마트를 갔더니 '코로나..' 이러면서 피하더란다. - 울 남편 상처 받고 하루종일 우울증에 걸렸었다 ㅠㅠ.

사실, 우리나라 확진자가 30명 이내 였을때는 의심의 눈빛을 느낄 경우 먼저 다가가서 '나 한국인인데 할 말있어?' 뭐 이런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면서 미스터 손 축구 얘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은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상관 없어진 것 같아 그냥 그들 선택의 자율에 맡긴다.

 

엊그제는 한국 친구들이랑 Bar 에 갔더니 옆 테이블은 계산하고 나가고 (다 먹고 일어나려고 했었겠지...),

계단 내려오던 사람들은(우리는 아래층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테이블이 맘에 안드는 척 다시 올라가고...

 

그래도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아직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 많아서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몇 안된다.
슬로베니아 친구들은 '겨울엔 다 감기 걸려, 감기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걸?' 이런 말들을 한다.

 

지금은 확진자가 없으니 사람들이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만약 확진자가 퍼지고, 특히 첫번째 확진자가 아시아인이면... 아ㅠ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더욱 건강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가능한 출입도 자제하고... 
내가 이태리 놀러 갔다 온 얘네들한테 전염될까봐.

 

점점 아시아인에게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난 얘네들 사이에서 기적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모세가 홍해를 갈랐던 기적을...

 

이렇게 이뿐 슬로베니아가 코로나에 점령당하는건 반칙이지, 암...
3월 2일 기준 유럽 나라별 COVID 19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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