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것이 '자전거 타기'이다.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은 슬로베니아인이 아닐듯 싶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한테 자전거 타기를 배운다.

 

늦은 오후나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아빠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줄지어 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헬멧을 쓰고 앞에 아빠가 하는 방향 손 지시 등을 배우며, 뒤에선 아이들이 잘 하는지 감시하는 엄마가 뒤따라 간다. 꼬맹이들이 셋 정도 되면 오리 가족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은 유흥업소가 별로 없어서인지 직장에서 퇴근 후엔 모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친구와 만날 때도 대부분 가족 모두 총 출동이다. 모든 것이 가족 단위이다. 그래서인지 도로에는 자전거 가족 연수단들이 많다.

여기는 퇴근도 엄청 일찍 한다. 3시 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고 회식하느라 아이들 잠자는 모습만 보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여기 사람들도 한국 같은 재미난 시설들이 많이 생기면 변할까? ^^

 

암튼 이렇게 일찍부터 자전거를 배우기 때문에 스킬이 장난 아니다. 비오는 날 한손에 우산들고 타기, 아슬아슬하게 미니 스커트 입고 타기, 앞뒤고 아가들 태우고 타기, 겨울엔 주머니에 두손 넣고 타기 등등...

 

도로에서 1순위는 사람, 2순위는 자전거 3순위는 버스, 그리고 마지막이 승용차이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을때에는 자전거가 아무리 늦게 가도 빵빵거리는 차들은 찾아 볼 수 없다.

자전거님은 가는 길 가시고 자동차것들은 알아서 방해되지 않게 피해서 가야 한다.

 

작년 12월에 시내 가까이 이사 오면서 우리도 '시티 바이크'에 등록했다. 한국에서도 요즘 시행하고 있는 '따릉이'와 같은 것이다. 교통 체증도 해결하고 환경 오염도 줄이고...

시내 곳곳에 바이크 스테이션이 있어 회원으로 등록하면 언제든지 자전거를 쉽게 빌려 타고 이동 할 수 있다. 가까운 자전거 스테이션에서 빌린 후 목적지 가까운 스테이션에 반납하면 된다. 이곳은 워낙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전거 전용 도로도 많고 요즘은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많이 생기고 있다.

 

우선 'Urbana'라는 교통카드를 2유로 주고 구입(버스 정류장 근처 'T'라고 쓰여있는 매점 같은 곳에서 판다. 50유로 이하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시 사용한다, 요즘은 한국처럼 자판기나 여러곳에서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시티바이크 홈피에서 간단한 인적사항과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우리는 1년 짜리를 구매 했다. 1년에 3유로^^. 한국돈으로 4000원 정도다). 메일로 등록된 확인서와 내 고유번호가 오면 그때부터 1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 할 수 있다. 단, 한번 사용시마다 1시간 까지이며 시간을 넘길 시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코코를 자전거에 태우고 남편과 자전거 타기 놀이를 한다. 아직은 춥지만 스쳐가는 바람의 느낌이 참 좋다. 주차장 찾아 다니지 않아서 좋고, 주차비 걱정 안해서도 좋다. 그리고 나도 환경 오염을 위해서 조금 노력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 

 

하지만 극복 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전거를 렌트 할때마다 안장을 최대한 낮추고 타면서도 신호등 앞에서 서야 할 때 안장에서 내려 오지 않고서는 두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꼬맹이가 형아 자전거 물려타는 느낌?

거기에다가 가장 힘든것은...

유럽 구도시의 보도블럭을 아시는지...

울퉁불퉁한 모자이크의 도로는 정말 힘들다...

 

엊그제도 내 궁딩이는 만신창이 되었다 ㅠㅠ

키높이 구두를 사든지 해야 될것같다 ㅠㅠ

 

자전거 스테이션 - 보통 20대씩 상주한다 / 우르바나 교통카드 / 자전거 렌트 기계 / 자전거 상황 파악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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