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유로는 5유로까지 지폐이고 동전은 2유로, 1유로, 50센트, 20센트, 10센트, 5센트, 2센트, 1센트로 되어있다.

 

현금으로 물건을 사게 되면 유로 동전이 생기기 마련이고 10센트까지는 그래도 사용 횟수가 많지만 5센트 이하 작은 동전은 잘 안 쓰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카드로 거래를 하게 되고...

 

안 쓰는 5센트 이하 동전을 한 곳에 모아두다 보니 어느날, 큰 뭉치가 되었다.

얼마 안되겠지만 큰 동전으로 바꿔서 쓰려고 거래 은행에 갔다.

동전 양을 보더니 자기네 은행에는 동전 수납기가 없다면서 시내 한복판 큰 다른 은행 본점으로 가보란다. (거기가 내 거래처 은행 지점 중 가장 큰 곳이었다)

참나, 뭔 은행에 동전 수납기도 없고... 여기가 뭐 그렇지 하면서 그 은행 직원이 알려준 다른 은행 본점으로 갔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내 차례가 오면 커다란 기계에 동전을 다 쓸어 담는다.
아래쪽에서 얼마라고 영수증 같은 종이가 나온다. (이것도 내가 알아서 착착 했겠는가, 인포메이션 직원한테 물어봐서 기계 작동법을 배우고, 기계에서 나온 종이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물어보고... 등등)

암튼, 그 종이를 가지고 또 줄을 서서 은행 직원에게 그 종이를 들이 밀었다.

직원이 이 은행에 계좌가 있는지 물어보더니 없다고 하니 수수료가 2.5유로 였나?? 그랬다.

이때부터 멘붕... 
내 참 기가 막혀서... 동전 바꿔주는데 뭔 수수료?
거기다가 내가 한 뭉치 들고 간 동전 총액은 6유로도 안되는 금액이 써 있었다.

이걸 바꿔? 말어? 
안 바꾸면 난 다시 그 기계에 가서 너무 물어봐서 짜증내는 그 인포메이션 센타 직원에게 가서 또 다시 물어보고 센트 동전 한 뭉치를 들고 나가야 할 판이다... 

결국, 그 작은 센트 동전들을 바꾸고 나오는데 웃음만 나왔다. ㅎㅎㅎㅎㅎㅎㅎ ㅠㅠㅠㅠㅠㅠㅠ

 

얼마 남지 않은 동전으로 주차비 계산까지 하고 나오니 (시내 한복판이라 주차 할 곳도 없어서 실내 주차장에 주차했더니 주차비가 3유로 정도 나왔다)

집에 가는 내 손에는 70센트가 남아 있었다.... (900원 정도)

내가 900원 바꾸려고 몇 시간을 이랬구나 ㅠㅠ


집에서 죽어가는 동전 바꿔서 남편이랑 커피 한잔씩 마시면서 '나 알뜰하지?' 뭐 이런거 하고 싶었는데 ㅠㅠ

내가 다시는 동전 모아 두나 봐라. 1센트 짜리가 수십개가 되어도 마트에서 일일이 다 세어가며 악착같이 계산하리라...

 

한국은 은행가면 그냥 다 바꿔 줬는데...
오늘도 한국이 얼마나 서비스에 강한 나라인지 새삼 느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애국가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유로 동전들 / 이젠 1순위로 악착같이 써대는 아랫줄 구리빛 3종류 동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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