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무기력이란 애가 슬금슬금 올라오려고 하던 찰나 은사님이 전화 주셨다.

음... 역시 선생님한테는 일장 연설을 들어야 맛이다. 
'모든 것이 멈춰 있는 지금,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등등... 
직업병은 못 고친다.^^

이 순간에도 너무나 열심히 살고 계신 선생님한테 자극 받아 정신 줄 꽉 잡고 심기일전 하기로 했다.

어렸을 때도, 나이든 지금도 선생님한테는 맨날 혼난다...

 

여긴 오늘 꽃샘 추위라 하기엔 좀 심한 날씨다. 아침부터 눈발이 장난 아니다. 오후가 되어서야 그쳤다. 산간 지방에는 10~15cm 눈이 왔다고 한다. 한겨울이다, 꼼짝하기 싫다. 

'이런 날은 딱 쿠하노비노인데...'
남편이 창고를 뒤적거리더니 오랜만에 보는 그 아이를 한 병 가지고 나왔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쿠하노비노를 숨겨 놨던 모양이다. 추울 땐 아침부터 얘를 마셔줘야지, ㅎㅎ 암요.^^ 

 

슬로베니아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528명, 사망자가 5명이다.

유럽은 아직 그 바이러스놈이 활개를 치고 있다.

갑자기 파란색이 보고 싶어 졌다. 사진으로라도 봐야지. 블레드로 간다...

 

플래트나 보트를 타서 찍은 마리아 섬, 절벽 위 블레드 성 그리고 알프스

8천명이 살고 있는 블래드가 유럽에 알려지게 된 것은 1855년 스위스에서 온 의사가 이곳에 요양소를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그리고 온화한 햇볕은 환자 치료에 효과가 좋았을 것 같다.

 

유고슬라비아 왕족들이 블레드 지역에 별장을 두었던 것처럼, 티토 역시 이곳에 있던 건물을 개조해서 1947년부터 별장으로 사용했다. 지금의 빌라 블레드 호텔이다.
티토는 블래드의 여름 별장을 휴식이나 친교의 장소로 활용했다. 중요한 손님이 유고슬라비아를 방문하면 이곳에서 영접했 했다고 한다. 후세인 요르단 왕, 인디라 간디, 일본의 아키히토, 티토의 막역한 친구인 차우체스크가 이곳을 다녀갔다.

특히 빌리브란트 독일 총리는 '동방 정책'의 집필을 이곳에서 마무리 하는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또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빼 먹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김일성 아저씨. 티토를 닮으려고 노력 했던 김일성은 유고슬라비아 방문 일정을 10일이나 더 연기하면서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블레드 호수는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

김일성과 티토는 살아온 과정도 그렇고 비동맹 노선을 같이 하는 등, 철학도 닮은 데가 많다. 그래서 두 사람은 평양과 베오그라드(유고시절 수도)를 오가며 빈번하게 만났다. 김일성은 보안상의 이유로 해외 순방길에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베오그라드까지 시베리아철로를 이용했다.

 

아래의 사진들은 티토의 별장 별관 건물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지금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블레드 크림케익과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인생샷을 찍어 보자.

Café Belvedere - 4월 말에서 9월 말까지만 오픈 한다. 호수 산책로를 따라 가다가 카페 표지판을 보고 계단을 따라 윗쪽으로 올라 가면 된다. 또는 빌라 블레드를 통해서도 갈 수 있다.

기술 없이 찍어도 보통 이정도로 나온다. ^^

다음 편에는 블레드 성에 올라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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