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아지 구충제 사러 코코가 다니는 병원에 다녀왔다. 여기는 일반 약국, 동물 병원, 펫샵, 인터넷에서 강아지 구충제를 구입 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면 집 냉장고에는 아이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붙어 있는데 우린 딱 하나 붙어 있다.
코코 내부 기생충 먹는 날, 외부 기생충 먹는 날. 

 

다른건 몰라도 겨울이 지나면 외부 기생충은 꼭 먹여야 한다. 여기는 잔디가 많고 코코는 꼭 잔디에서 볼일을 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재작년 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어느날 코코가 벌러덩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다가 사타구니쪽에 검은 점 같은게 보여서 나무 가시가 박힌 줄 알고 빼내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틱(진드기)이었다. 어설픈 상식에 진드기가 뇌에 들어가면 죽을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서 주어 듣고 너무 놀라서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갔다. 남편이 해외 출장 중이었는데 애 죽는 줄 알고 울고 불고 전화하고 ㅋㅋ

병원에 가서 진드기 제거를 했는데 너무 깊숙하게 박혀서 수술 아닌 수술을 하고... 그 이후로 코코는 그 의사 선생님만 보면 미친듯이 짖어 댄다. 마취도 없이 살 속에 파고든 진드기 빼내느라 많이 아팠나 보다. 

 

그 이후 병원에서 추천해준 이 약을 먹였다. 코코가 이약을 먹고 진드기가 코코 피를 먹으면 그 진드기는 바로 죽는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그후 또 코코 사타구니에서 검은 작은 콩같은게 붙어 있어서 털어냈더니 말라 붙어 죽은 진드기였다. 코코피가 진드기에겐 사약 한사발이었나보다. 난 이약의 신봉자가 되었다.

 

외부 기생충약, 한달에 한번. 이건 맛있는지 거부감 없이 그냥 막 씹어 먹는다. 1알에 10유로(13000원) 비싸다 ㅠㅠ

 

어제 저녁에 남편이랑 코코 약 사러 가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났더니 코코가 한참동안 안보였다. 어설프게 알아듣고 집에 들어가 숨어서 저녁 내내 안 나왔다. 그렇게 귀신같이 알아들으면서 다른 말은 왜 그렇게 못 알아듣는 척 하는 건지...

 

다음은 내부 기생충약. 저번달에 남편이 사온 약을 꺼내서 먹이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왜 고양이 그림이 있지? 남편은 그냥 종이만 그런거라고 하는데 글자를 보니 고양이 내부 구충제다. 그것도 열알이나 사왔다 ㅠㅠ.


그래서 저번 달에 이거 먹일때 죽어라고 안 먹는다고 했나... 보통 약을 바나나나 고기에 싸서 입에 넣어주면 그냥 꿀꺽 삼켰는데 저번 달은 고기에 싸서 주면 고기만 먹고 약은 발라서 내뱉고, 바나나 속에 박아서 주면 바나나만 훓어 먹고 약을 뱉는다. 그날 저 약 먹이려고 간식 엄청 먹였다.
이 약 이후 한동안 코코에게 우리는 신뢰를 잃었다. 간식을 주면 의심 눈초리로 일단 우리 얼굴을 살핀 후 간식 냄새를 맡고 입에 넣고 한번 싹 발린다. 입안에서 생선 가시 추리듯이...

자식이 부모를 못 믿고 말이야... 이것을 확!!!

오늘 가서 강아지 것으로 다시 사왔다. ㅠㅠ

 

남편이 사왔던 내부 기생충약 - 고양이꺼 ㅠㅠ

 

역시 약은 의사한테 처방 받아야 하나보다.

근데... 강아지가 고양이꺼 먹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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