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를 보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더욱 느껴진다. 이젠 정말 봄을 즐길 시간도 없이 무더운 여름으로 넘어가려나 보다. 한동안 얇은 패딩이라도 입어야 하는, 비 오는 서늘한 날씨가 계속 되다가 오늘 반가운 따뜻한 해가 나왔다. 지금이 5월 중순을 넘었는데 아직도 날씨가 이렇다니 ㅠㅠ

봄 햇살의 기운은 단 며칠 살짝 맛만 보여주고 다 태워버릴 듯한 여름의 햇살이 바로 오려나 보다.

여기는 여름에 5분만 햇빛에 서있어도 피부가 타 들어 가는 걸 느낀다. 아마 공기가 깨끗하다 보니 직광 인듯 싶다.

 

오늘도 점심 먹고 남편과 코코를 데리고 주변을 산책했다.

아파트 화단 반짝이는 초록잎들

반짝이는 나뭇잎이 너무 예쁘다. 갑자기 어제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났다. 
"주말에 피란 근처로 신선한 공기 마시러 다녀왔어, 류블랴나는 공기가 너무 안 좋잖아..."

뭔소리???^^ 이렇게 나무들이 먼지 하나 없이 빤짝빤짝 한데?

여기 사람들은 류블랴나 공기가 너무 오염 되었다고 생각한다... 얘네들이 서울 한복판을 다녀와야 얼마나 복 받고 사는지 알게 될까? ㅎㅎ

 

한국에 있었을 때는 하얀 남방 하루 입으면 옷깃이 까매져서 다음날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고,

하얀 운동화가 일주일이면 새까매지고,,,

어쩌다 코라도 한번 풀면....

 

슬로베니아에 와서 하얀 남방은 먹다가 뭘 흘리지 않으면 며칠을 입어도 상관없고,

하얀 운동화는 일년에 한번 빨까? (냄새 나지 않을 경우^^)

요즘은 산책하다 바람에 실려오는 아카시아 향이 달콤하고 밤에 보는 별들은 대학생때 거제도로 MT 갔을 때나 볼 수 있었던 그 쏟아지는 별들을 생각나게 한다. 

 

나처럼 극한을 경험하지 않은 여기 사람들은 류블랴나가 엄청 오염되었다고 생각한다. 저번에 한번은... 어떤 사람이 말하길... 류블랴나 시내는 너무 차도 많고 복잡해서 힘들다고... 류블랴나가 대도시라고 생각하고 있나보다 ^^

하긴 이젠 나도 가끔 한국 가서 서울 한복판에 사람들 쏟아져 나오면 어지러워 지기도 한다. 이제 촌년이 다 되어가나 보다. 언젠가 나도 류블랴나 공기가 오염되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의 신선한 공기를 찾으러 가게 될까?

 

산책하면서 3개월 된 강아지를 만났다. 코코를 키우다 보니 이제 어린 강아지들은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 귀여운 촐랑거림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가뜩이나 코코는 사회화가 덜 된 아이인데 코코보다 크고 검은 베이비가 무턱대고 막 덤벼대니 코코가 기겁을 한다. 코코 사회화 교육을 정말 본격적으로 해야겠다.

산책하는 중간에 바닥에 그려 넣은 꼬맹이들의 작품도 넘 좋다. 나도 이랬던 까마득한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우리집은 코코가 확찐자다. 아니 확찐견? 다이어트 좀 시켜야 겠다 ㅠㅠ

6년 전 슬로베니아에 처음 왔을 때 한식당이 없어서 즐겨 찾던 곳이, 중국 식당과 태국, 일식당 이었다.
예전에 캐나다 출장 갔을 때 록키 산맥 시골 마을에도 중국 식당이 있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이곳에서도 역시중국 식당은 이미 여럿 있었다. 규모도 크고 현지인 입맛에 맞춰 슬로베니아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었다.

역시 중국은 상술이 대단한 것 같다. 중국 식당이 있으면 뭐하냐... 난 짜장면과 짬뽕이 먹고 싶다 ㅠㅠ

 

지금은 중국 식당 갯수도 늘어 여기저기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럽은 비자 받기도 쉽지 않아 제3국 사람들이 거주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슬로베니아는... 하지만 이곳도 대부분의 아시아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다.

그리고 중국 음식은 맵지 않아 현지인들 입맛에 잘 맞는 듯 하다. 고급 중국 식당이 아니면 가볍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도 많다.

 

태국 식당은 류블랴나에 대여섯 군데 되는 것 같다. 남편과 나는 원래 태국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가장 자주 찾았던 곳이다. 예전에 우리가 구시가에서 즐겨 찾았던 On Thai(캐주얼 분위기) 와 Chuty's(고급 레스토랑 분위기) 가 있고, 요즘 우리가 찾는 곳은 중앙역 앞 Roza Slon 이다. 툭툭이를 입구에 갖다 놓은게 인상적이고 많이 캐주얼한 식당이라 모임을 갖기엔 적당하지 않지만, 가볍게 먹거나 테이크 아웃을 하기엔 좋다. 우리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식 맛이 우리가 좋아하는 자극적인 태국 맛이고 무엇보다 금액이 착하다.

 

일식은 류블랴나에 8군데 정도 있고, 관광 책자에 대표적으로 나오는 곳이 구시가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인SUSHIMAMA다. 구시가에 또 다른 한곳은 회전 초밥도 같이 하는 곳인데 Moysushi 다. 간단하게 초밥을 먹기엔 좋다.

류블랴나에서 가장 맛있는 곳은 아무래도 Maru다 구시가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가장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음식 값이 좀 비싸다는게 흠이지만, 손님을 접대 할 때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우리는 마루를 찾는다. 

또 자주 가는 곳이 있는데 Sato Bento다. 친한 언니가 좋아하는 식당으로 거의 단골 손님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이곳에 가면 우리는 코스 요리를 시켜먹는데 7코스를 시키면 두시간 넘게 수다 떨면서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속 터질뻔 하지만 할 얘기가 많은 사람들이라면 얘기하면서 음식을 즐기기에 좋다. 음식에 비해 금액도 착한 편이다.

구시가에 일본 라면 집도 하나 생겼다.

 

요즘 우리한테 핫한 식당은 작년에 생긴 베트남 식당이다. 쌀국수를 엄청 좋아하는 친구 때문에 자주 가기도 하지만 음식 맛이 좋다. Dobro Jutro Vietnam. 자라 옷 매장 건물 안에 있다.

 

드디어 한국 식당이 2,3년전 부터 생긴 것 같다. 처음으로 생긴 Suwon(수원). 센터에서 버스로 3~4정거장 거리에 있으며 김밥, 만두, 떡볶이, 치킨, 불고기등 메뉴가 다양하다. 전통적인 한식당 보다는 약간 Bistro 느낌이 있다. 우리 단골이다.^^

그리고 구시가에 1년전쯤에 생긴 Ogam(오감). 전과 찌개도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 
한번도 가보진 않았는데 중앙역 근처에 있는 jamjam (얌얌),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김밥과 비빔밥, 제육볶음등이 있는 것 같다.

 

내 입맛이 좀 4,50대 아저씨들 술안주 취향이다. 감자탕, 순대국, 아구찜, 보쌈, 족발, 해물탕, 삼계탕, 갈비찜, 양념게장, 알탕, 육회 등등... 회는 말 할 것도 없다. 이런 걸쭉한 내 입맛을 충족시키기엔 지금의 한식당 메뉴가 부족하다^^

 

한국에 가면 첫 일주일은 회만 먹는다. 입에서 비린내 날정도로...

여기서 일식당 이라고 해봤자 한국처럼 횟집도 아니구, 대부분 몇 점 나오는데 종류가 뻔하다. 맛없는 참치 붉은 살, 연어, 회전 초밥집에서 맨날 나오는 그 익힌 새우. 이 세가지가 필수 종목이고 고급 식당은 여기에 한두 종류 더 나오는데 그냥 밍밍한 회다... 우럭이나 광어, 도다리 같은 그런 찰지고 탱글탱글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아, 침나온다. 그런 회는 절대 없다. 

 

지금은 그래도 없으려니 하고 참지만,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돼 미치도록 회가 먹고 싶어서 살아 있는 생선을 찾아 헤맨적이 있다.

 

한번은 휴가로 피란에 가서 며칠 있는 동안 레스토랑 주인한테 살아 있는 생선 좀 구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자기 친구가 오늘 저녁에 낚시하러 가는데 얘기해 놓겠다고 해서, 드디어 우리가 살아있는 생선 회를 먹는구나!!!! 오후 내내 남편이 회를 뜨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

레스토랑 주인이 생선이 왔다고 연락이 와서 남편이 빛의 속도로 가지러 갔고, 내 눈앞에 가져다 놓은 아이는 심장에 작살 맞고 이미 '작살난 아이'였다. 그래도 약간 광어 비슷하고 금방 죽었을테니까 싱싱한거야. 빨리 회쳐!!! 

우린 와인잔을 기울이면서 정말 너무 흐믓하게 회를 씹어댔다. 회치느라 힘들었을 남편을 생각해서 맛있는 리액션을 했지만 사실,,, 역시 한국회와는 다른,,, 맛없는 회였다.

 

또 한번은 몬테네그로 해변을 운전하면서 가다가 생선들을 파는 엄청 큰 수협 같은 곳을 발견하고 빛의 속도로 뛰쳐 들어갔다. 생선은 정말 다양하게 많았지만 다 죽은 아이들이었다. 그때!!! 내 눈에 큰 수조에서 열심히 헤엄을 치면서 날 부르는 아이들이 있었다. 세상에!!! 있었어, 있었다구... 살아 있는 애들이... ㅠㅠ

열심히 그 중에서 내 입속에 들어갈 아이를 정말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골랐다. 수조를 돌아가며 아마 30분 정도는 골랐던것 같다. 왜냐면 또 사러오기엔 몬테네그로는 류블랴나에서 너무 멀다...


드디어 점원을 불러 저 아이를 달라고 했다. 

안판단다. 왜?왜? 왜 안파는데!!! 안판다는 말에 머리가 잠깐 돌아서 그 불쌍한 점원에게 막 따지다가 나중에는 제발 한마리만 팔아달라고 사정하고... 

나중에 정신차리고 점원이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그 수협 같은 곳 주인이 애지 중지 키우는 아이들이었다. 애견 말고 애어? 이성을 찾으니 내가 얼마나 무식하고 잔인하게 보였을까 싶은게, 너무 창피했다. 우리 코코를 팔라는 거 하고 똑 같은 것이었다. 

 

이젠 어느 정도 포기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나 친한 사람들이 가끔 오면서 한국에서 뭐 사 가지고 갈까 물어보면 난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이렇게 말한다.

'회 한접시 ㅠㅠ'

 

정말 이런 회가 먹고 싶다 ㅠㅠ 

6. 엠포리엄 백화점

엠포리엄 백화점 / Slovenian Tourist Board

성 프란체스코 성당 옆에 있는 건물로 1903년에 오스트리아 건축가에 의해 백화점으로 지어졌다.

입구의 왕관 모양은 로마 무역의 신 '머큐리'를 상징하며 아르느보 양식이다.

한국 백화점에 비하면 규모가 엄청 작다. 그래도 세일 할 때 관광객들이 들어가서 득템했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7. 트리플 브릿지 (세다리)

트리플브릿지 / Slovenian Tourist Board

프레셰렌 광장과 연결되는 이름 그대로 3개의 다리가 나란히 있다.
강 위에 놓인 최초의 다리는 1280년 문헌에 나오는 오래된 목조다리였다. 1842년 새 다리가 놓이는데, 이탈리아 조각가 지오반니 피코가 설계를 하면서,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칼 대공을 기리기 위해 프란츠 다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게 바로 가운데 있는 가장 큰 다리이다.
1842년 9월 25일에 개통된 이 다리는 두 개의 아치 교각이 다리를 떠 받들고 있다. 난간을 받치는 작은 기둥은 모두 642개, 이 전에는 다리 표면이 아스팔트였으나 2010년, 화강암으로 새로 깔았다. 이후 교통량이 증가하며 병목현상이 일어나자 1929년 류블랴나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요제 플레츠닉이 옛 다리 양쪽으로 살짝 벌어진 두 개의 보행자 다리를 설계했다. 공사는 1931년에 시작되어 1943년 3월에 완공되었다.
1992년 한 차례 보강 공사를 거쳤으며, 2007년부터는 세 개 모두 보행자 전용이다.
사진에 보이는 가장 넓은 가운데 다리 끝 쪽에서 조인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휠체어를 타는 장애자가 된다. (그리고 고현정이 엄청 슬퍼한다. - 디어 마이 프렌드 드라마 중^^)

 

8. 카페거리

트리플 브릿지를 중심으로 강변 양 옆으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줄 지어 있다, 유럽 사람들은 한 겨울에도 야외에 테이블과 난방을 놓고 밖에서 먹고 마시는 걸 좋아 한다.

 

9. 성 니콜라스 성당

니콜라스 성당 옆 오픈 키친과 성당 내부 / Slovenian Tourist Board

프레셰렌 광장에서 트리플 브릿지를 건너 시청사 반대 방향으로 걷다보면 왼쪽에 큰 철문으로 된 성당이 눈에 뛴다.

1706년 완공된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초록색 돔은 류블랴나 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예수회 건축가인 안드레아 포조(Andrea Pozzo)의 작품이며 높이 24m의 첨탑은 줄리오 콰글리오(Giulio Guaglio)의 설계로 이루어졌다. 1996년 교황 요한 바로오 2세의 방문을 앞두고, 정문과 측문을 새것으로 바꾸었다. 슬로베니아 문이라 이름 붙은 정문은 가톨릭이 들어온 이후, 슬로베니아 1250년의 역사를 묘사한 것이다.

정문 아래에서부터 설명하자면, 슬로베니아 땅에 가톨릭을 처음 가져온 로마인들의 유골 위에 슬로베니아를 상징하는 보리수가 자라고, 그 주변으로 가톨릭을 전파한 여러 성인과 수도사의 모습, 이 땅을 지켰던 기사들, 낫과 쟁기를 들었던 농민의 반란, 튀르크족의 침략, 기독교 개혁을 알리는 성경을 든 손이 있으며, 문 상단 오른쪽의 수많은 백성은 슬로베니아의 독립을, 왼쪽에 손이 묶여 있는 사람들은 두 번의 세계 대전을 나타낸다. 상단 가운데 창틀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인물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 슬로베니아의 독립을 제일 처음 인정해준 바티칸 시국에 대한 감사가 담겨져 있다.

 

류블랴나 문이라 불리는 측문은 교황이 방문하기로 되어 있던 1996년은 내전으로 슬라브 국가들이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던 시기라, 제작자 Begic는 고난 받는 그리스도와 20세기에 살았던 여섯 명의 주교로 문을 장식했다. 문 위에 있는 타원형의 부조는 성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예수 아래는 류블랴나에서 처음 조성된 가톨릭 공동체 에모나(Emona)의 유적지가 있고, 예수 발치에 있는 물병은 성소에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든 깨끗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주교의 머리 위에 있는 시신은 유한한 인간의 생명을 나타낸다. 문 오른쪽 상단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가 있다.

 

교회내부는 굉장히 화려하다. 1703~1706년, 그리고 1721~1723년까지 줄리우 콰글리오가 그린 벽화와 성전 내부는 원래 바로크 양식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미사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이 가능하다.
원래 무료였는데 작년부터 입장료를 받는다. 성인 2유로

 

** 오픈 키친 : 니콜라스 성당과 강변 사이 광장(Pogacar Square)에서 3월 부터 10월까지 금요일마다 포장마차처럼 설치해 놓은 야외 식당들이 열린다. 60여 가게들이 있으며 음식을 받아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전에는 테이블도 없어서 계단이나 빈 공간에 쭈그려 앉아 먹었었는데 요즘은 먹기 편하게 테이블과 의자들을 만들어 놨다.
세상 좋아졌다 ^^

식당보다는 저렴하고 한 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볼 수 있어 시간이 맞는다면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0. 정육점 다리 (요즘은 사랑의 다리 라고도 한다)

푸줏간 다리에 매달린 자물쇠들 / Slovenian Tourist Board

다리 옆쪽으로 보이는 저 아치형 건물들 지하에 육류와 유제품들을 팔기 때문에 다리 이름이 정육점 다리라고 붙여졌다. 원래는 플레츠닉이 아치형으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2010년에 원래 계획보다 간단하게 줄리예 코베가 현대적인 유리 다리로 완성했다.

몇년전부터 한두명이 다리 난간에 자물쇠를 걸기 시작하더니 이젠 대부분의 연인들이 이곳에 사랑을 약속하면서 자물쇠를 걸어 지금은 자물쇠로 꽉 차있다. 이 다리를 건널때마다 자물쇠 무게 때문에 다리가 무너지는건 아닌지 걱정 된다.

여기에 자물쇠를 걸면 정말 사랑이 영원할까??? 그래 뭐, 이런것도 한때지...^^

 

다음 편에 계속...

슬로베니아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것이 '자전거 타기'이다.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은 슬로베니아인이 아닐듯 싶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한테 자전거 타기를 배운다.

 

늦은 오후나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아빠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줄지어 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헬멧을 쓰고 앞에 아빠가 하는 방향 손 지시 등을 배우며, 뒤에선 아이들이 잘 하는지 감시하는 엄마가 뒤따라 간다. 꼬맹이들이 셋 정도 되면 오리 가족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은 유흥업소가 별로 없어서인지 직장에서 퇴근 후엔 모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친구와 만날 때도 대부분 가족 모두 총 출동이다. 모든 것이 가족 단위이다. 그래서인지 도로에는 자전거 가족 연수단들이 많다.

여기는 퇴근도 엄청 일찍 한다. 3시 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고 회식하느라 아이들 잠자는 모습만 보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여기 사람들도 한국 같은 재미난 시설들이 많이 생기면 변할까? ^^

 

암튼 이렇게 일찍부터 자전거를 배우기 때문에 스킬이 장난 아니다. 비오는 날 한손에 우산들고 타기, 아슬아슬하게 미니 스커트 입고 타기, 앞뒤고 아가들 태우고 타기, 겨울엔 주머니에 두손 넣고 타기 등등...

 

도로에서 1순위는 사람, 2순위는 자전거 3순위는 버스, 그리고 마지막이 승용차이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을때에는 자전거가 아무리 늦게 가도 빵빵거리는 차들은 찾아 볼 수 없다.

자전거님은 가는 길 가시고 자동차것들은 알아서 방해되지 않게 피해서 가야 한다.

 

작년 12월에 시내 가까이 이사 오면서 우리도 '시티 바이크'에 등록했다. 한국에서도 요즘 시행하고 있는 '따릉이'와 같은 것이다. 교통 체증도 해결하고 환경 오염도 줄이고...

시내 곳곳에 바이크 스테이션이 있어 회원으로 등록하면 언제든지 자전거를 쉽게 빌려 타고 이동 할 수 있다. 가까운 자전거 스테이션에서 빌린 후 목적지 가까운 스테이션에 반납하면 된다. 이곳은 워낙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전거 전용 도로도 많고 요즘은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많이 생기고 있다.

 

우선 'Urbana'라는 교통카드를 2유로 주고 구입(버스 정류장 근처 'T'라고 쓰여있는 매점 같은 곳에서 판다. 50유로 이하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시 사용한다, 요즘은 한국처럼 자판기나 여러곳에서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시티바이크 홈피에서 간단한 인적사항과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우리는 1년 짜리를 구매 했다. 1년에 3유로^^. 한국돈으로 4000원 정도다). 메일로 등록된 확인서와 내 고유번호가 오면 그때부터 1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 할 수 있다. 단, 한번 사용시마다 1시간 까지이며 시간을 넘길 시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코코를 자전거에 태우고 남편과 자전거 타기 놀이를 한다. 아직은 춥지만 스쳐가는 바람의 느낌이 참 좋다. 주차장 찾아 다니지 않아서 좋고, 주차비 걱정 안해서도 좋다. 그리고 나도 환경 오염을 위해서 조금 노력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 

 

하지만 극복 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전거를 렌트 할때마다 안장을 최대한 낮추고 타면서도 신호등 앞에서 서야 할 때 안장에서 내려 오지 않고서는 두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꼬맹이가 형아 자전거 물려타는 느낌?

거기에다가 가장 힘든것은...

유럽 구도시의 보도블럭을 아시는지...

울퉁불퉁한 모자이크의 도로는 정말 힘들다...

 

엊그제도 내 궁딩이는 만신창이 되었다 ㅠㅠ

키높이 구두를 사든지 해야 될것같다 ㅠㅠ

 

자전거 스테이션 - 보통 20대씩 상주한다 / 우르바나 교통카드 / 자전거 렌트 기계 / 자전거 상황 파악 앱

대부분 유럽이 그렇듯이 여긴 겨울이 너무 길다. 한국처럼 해가 있으면서 추운 겨울이 아니라 해가 없는 날이 대부분 많아서 체감은 더 춥고 날이 꿀꿀하니 마음도 많이 꿀꿀해진다.

2월 25일 화요일에 우리 집 벨이 울린다. 찾아 올 사람이 없는데??? 
문 구멍으로 밖을 내다 보니 아이들 세네명이 이상한 옷들을 입고 서있다. 뭐야? 이건 뭐야?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구멍으로만 지켜보다 잠시 후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게 뭐지? 하고 있는 사이 또 벨이 울린다. 문 구멍으로 내다 보니 이번에도 아이 두명이 이상한 옷을 입고 서있다. 당황스러워서 문 구멍으로 다시 들여다 보다가 재빨리 여기에 오래 산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대체 애들 왜 그러는거야?'

 

그제서야 알았다... 슬로베니아에 Pust가 있다는 걸^^

그 전에는 별로 신경 안 쓰고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집에 찾아오는 애들도 없었고...

Pust라는 축제는 그 유럽의 꿀꿀한 겨울을 겁줘서 빨리 보내려는 축제란다. 해마다 2월말쯤 하는데 어른들, 아이들이 무서운 옷들을 입고 소리를 내면서 겨울을 쫓아내는 행사란다. 아마 그동안의 우울함을 빨리 벗고 봄이 다가 오고 있다는 설레임을 갖기 위해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하는 전통적이 의식?같은 것을 페스티발로 즐기는 것 같다.

 

언니 말에 의하면,
나는 그 벨을 눌렀던 아이들에게 캔디나 쿠키 아니면 크로프(슬로베니아 전통 도넛-겉에 슈가 가루가 뿌려진

언니가 암것도 없으면 1유로 정도 동전 이라도 줘서 보내란다. 동전을 들고 급히 나갔지만 아이들은 없다 ㅠㅠ


남편이랑 집에 있는 동전을 싹모아 식탁위에 올려놓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이제 다 준비됐다. 아이들이 오기만 하면 된다. 벨이 울리면 우린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면서 그 이뿐 아이들을 반길 것이다. 오기만 해봐라^^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더 이상 아이들은 오지 않았다 ㅠㅠ 이미 그 집 꽝이라고 소문났나? ㅠㅠ

 

그렇게 올해 Pust는 망했다....  

 

 

올해 프레셰렌 광장에서 열린 Pust 페스티발 - Foto: Urška Boljkov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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