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는 2013년 10월 20일 생이다. 6살하고 5개월.

브라운 색의 토이푸들 그리고 고자다.

토이푸들은 성견이 되었을때 3~4kg 이라고 했는데 코코 조상 중 바람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있었던 걸까?

현재 6~6.4kg를 왔다갔다 한다. 

애기였을때 엄마가 홍삼을 가끔 먹여준 덕인지 잔병치레없는 우리 똥강아지다.

 

코코도 우리랑 같은 한국 국적이다.

코코가 11개월 되었을때 슬로베니아로 데려왔다. 데려오기 전 열심히 알아보고 강아지를 외국에 데려올 수 있는 준비를 부지런히 했다. 

 

나라마다 외국에서 살다 온 강아지들의 입국 조건은 약간씩 다르다. 유럽 대부분은 광견병 항체 검사증이 있으면 데리고 들어 올 수 있다. 코코도 어렸을때 접종해야하는 수많은 예방주사를 맞았고 마지막에 광견병 주사를 맞은뒤 21일 후에 항체가 있다는 검사지를 받아서 데려왔다. 당연히 마이크로 칩도 몸속에 있어야 한다.

 

슬로베니아에 이사와서 얼마 안돼 코코가 콧물도 흘리고 열이 있는것 같아 펫병원에 데리고 갔다.
청진기로 진찰하고 똥꼬에 체온계 넣어서 재고, 알약 몇개 받았다. 청구서가 70유로(우리나라돈 9만원정도)다...
그 뒤로 우린 추워지면 우리가 아니라 코코 감기 걸릴까봐 엄청 조심한다.
'코코야 너 아프면 다 돈이야 ㅠㅠ'

 

코코가 병원 간김에 코코 여권을 만들었다. 병원에서 마이크로 칩 번호를 슬로베니아 정부에 등록해주고 한국에서 발급받았던 서류를 보고 코코 여권 안에 기록해준다. 사람 여권은 나라들의 출입국 도장으로 채워지지만 강아지 여권은 언제 이 아이가 어떤 예방주사를 접종했는지의 기록이다. 여기서는 법적으로 견주들이 주기적으로 광견병 주사를 맞혀야 한다. 주사 맞을때쯤 되면 정부에서 편지가 날아온다. 언제언제까지 주사 안맞히면 벌금 얼마다~~

 

슬로베니아내에서만 있는 아이라면 여권은 따로 없어도 된다. 하지만 국경을 자주 넘는 아이들이라면 일단 가지고 있는게 좋다. 국경을 넘거나 할 때 특별하게 검사하진 않지만 우린 두번 정도 코코 여권 보자고 했던것 같다. 한번은 국경에서, 한번은 호텔에서.
국경컨트롤 할때 출입국 공무원들은 일반적으로 딱딱하다. 하지만 차안에 코코를 발견하면 대부분 엄청 좋아하고 이뻐서 어쩔줄 모른다. 그럴땐 어김없이 코코가 답을 해준다
'왕왕!!! 뭘봐!!!'
산통깬다 ㅠㅠ

 

우리 똥강아지와 개님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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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월 2일. 옆 동네 이태리 북부에선 코로나 때문에 난리가 난지 좀 된다.
그 사실을 알고 좀 긴장하긴 했다. 여기 사람들은 그냥 주말에 마실 가듯 이태리를 드나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가까우냐면...

슬로베니아 이사온지 얼마 안돼서 고속도로를 잘못탔더니 이태리 국경이 나오더라...
(이태리와 슬로베니아는 EU면서 쉥겐 조약이 맺어져 비상시 외는 따로 국경 컨트롤은 안 한다. 단지 간판만 있다. 여기 까지가 슬로베니아고 여기서부터 이태리 이런 표지판). 국경 넘어간 김에 봉골레 파스타를 먹고 돌아왔다.
밥먹으러 이태리를 다녀온 셈이다. 왠지 있어 보인다. ^^

 

포스토이나부터 서쪽 지역-피란, 이졸라, 코토르 등 사람들은 장보러 이태리를 다닌다. 그렇게 마실을 다니는 사이라 이태리 코로나 뉴스를 봤을 때 머지 않아 여기도 난리 나겠다 싶었는데,,,

정말 다행히 아직 확진자가 없다. 어제 저녁 뉴스에 보면 현재 201명 검사 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201명이 우스워보일지 모르지만 슬로베니아 총 인구가 200만 정도니까 그리 낮은 수치는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 사이 코로나 두려움은 좀 있는 듯 하다.

남편이 큰 마트를 갔더니 '코로나..' 이러면서 피하더란다. - 울 남편 상처 받고 하루종일 우울증에 걸렸었다 ㅠㅠ.

사실, 우리나라 확진자가 30명 이내 였을때는 의심의 눈빛을 느낄 경우 먼저 다가가서 '나 한국인인데 할 말있어?' 뭐 이런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면서 미스터 손 축구 얘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은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상관 없어진 것 같아 그냥 그들 선택의 자율에 맡긴다.

 

엊그제는 한국 친구들이랑 Bar 에 갔더니 옆 테이블은 계산하고 나가고 (다 먹고 일어나려고 했었겠지...),

계단 내려오던 사람들은(우리는 아래층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테이블이 맘에 안드는 척 다시 올라가고...

 

그래도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아직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 많아서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몇 안된다.
슬로베니아 친구들은 '겨울엔 다 감기 걸려, 감기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걸?' 이런 말들을 한다.

 

지금은 확진자가 없으니 사람들이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만약 확진자가 퍼지고, 특히 첫번째 확진자가 아시아인이면... 아ㅠ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더욱 건강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가능한 출입도 자제하고... 
내가 이태리 놀러 갔다 온 얘네들한테 전염될까봐.

 

점점 아시아인에게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난 얘네들 사이에서 기적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모세가 홍해를 갈랐던 기적을...

 

이렇게 이뿐 슬로베니아가 코로나에 점령당하는건 반칙이지, 암...
3월 2일 기준 유럽 나라별 COVID 19 상황

내가 좋아하는 프레드 야마성.
절벽속에 숨겨진 중세의 성인데 신비하기도 하지만 성 자체 보다는 전설이 매력적이다.

옛날 아주 오랜옛날에...
에라젬이라는 용맹한 장군이 있었고 오스트리아 황제 프레드릭 3세한테 대들다가 도망쳐 여기에 피신을 하게 되었다, 황제 군대가 성을 포위하고 굶어 죽게 생기면 나오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1년이 넘어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에라젬이 항복하기만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에라젬이 제철도 아닌 체리까지 포위하고있는 군대에게 선물로 보내며 황제를 약올렸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암벽에 성이 붙어있어 입구만 지키고 있으면 봉쇄가 될거라는 계산이었는데...
사실 에라젬은 성 뒤쪽에 연결된 동굴을 통해 산너머 마을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나?
그러나 우르르 쾅쾅!!!
항상 뒷통수를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믿었던 몸종이 돈에 넘어가 주인을 배신하고
에라젬은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전설적이던 사람이 하필 화장실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그 난공불락인 성에서 유일하게 헛점이었던 바로 벽이 얇았던 화장실!
에라젬이 화장실에 간사이 그 몸종놈이 촛불로 군대에게 신호를 보내고 군대는 화장실에 집중적으로 포탄을 쏘아댔고 에라젬은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 포탄과 화장실 성벽에 깔려... ㅠㅠ
고얀 몸종놈 아무리 그래도 지켜줄건 지켜줘야지...

우린 여기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화장실은 조용히 다녀와야 한다는걸..."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러오면 여기 꼭 데리고 간다. 삶의 교훈을 주기위해...

우리 남편의 술잔 - 좋다, 낮술^^

대부분 유럽이 그렇듯이 여긴 겨울이 너무 길다. 한국처럼 해가 있으면서 추운 겨울이 아니라 해가 없는 날이 대부분 많아서 체감은 더 춥고 날이 꿀꿀하니 마음도 많이 꿀꿀해진다.

2월 25일 화요일에 우리 집 벨이 울린다. 찾아 올 사람이 없는데??? 
문 구멍으로 밖을 내다 보니 아이들 세네명이 이상한 옷들을 입고 서있다. 뭐야? 이건 뭐야?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구멍으로만 지켜보다 잠시 후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게 뭐지? 하고 있는 사이 또 벨이 울린다. 문 구멍으로 내다 보니 이번에도 아이 두명이 이상한 옷을 입고 서있다. 당황스러워서 문 구멍으로 다시 들여다 보다가 재빨리 여기에 오래 산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대체 애들 왜 그러는거야?'

 

그제서야 알았다... 슬로베니아에 Pust가 있다는 걸^^

그 전에는 별로 신경 안 쓰고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집에 찾아오는 애들도 없었고...

Pust라는 축제는 그 유럽의 꿀꿀한 겨울을 겁줘서 빨리 보내려는 축제란다. 해마다 2월말쯤 하는데 어른들, 아이들이 무서운 옷들을 입고 소리를 내면서 겨울을 쫓아내는 행사란다. 아마 그동안의 우울함을 빨리 벗고 봄이 다가 오고 있다는 설레임을 갖기 위해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하는 전통적이 의식?같은 것을 페스티발로 즐기는 것 같다.

 

언니 말에 의하면,
나는 그 벨을 눌렀던 아이들에게 캔디나 쿠키 아니면 크로프(슬로베니아 전통 도넛-겉에 슈가 가루가 뿌려진

언니가 암것도 없으면 1유로 정도 동전 이라도 줘서 보내란다. 동전을 들고 급히 나갔지만 아이들은 없다 ㅠㅠ


남편이랑 집에 있는 동전을 싹모아 식탁위에 올려놓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이제 다 준비됐다. 아이들이 오기만 하면 된다. 벨이 울리면 우린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면서 그 이뿐 아이들을 반길 것이다. 오기만 해봐라^^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더 이상 아이들은 오지 않았다 ㅠㅠ 이미 그 집 꽝이라고 소문났나? ㅠㅠ

 

그렇게 올해 Pust는 망했다....  

 

 

올해 프레셰렌 광장에서 열린 Pust 페스티발 - Foto: Urška Boljkov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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